주린이 2년만에 3.5억에서 55억까지 불리면서 느낀점
[투자 입문 계기]
입사 후 스트레스가 많아 이렇게는 길게 일을 못하겠다는 생각과, Private Equity CDD (M&A 사업성 실사) 과정에서 "PE 들이 이렇게 투자를 대충한다고?
나라면 이런 업종, 이런 회사에 투자 안할건데, 다른 매력적인 주식들이 훨씬 많다"는 생각에 내가 증여받은 돈과 마이너스통장을 뚫어서 투자를 시작했어.
그 동안은 투자를 하고 싶어도 부모님의 "개미가 주식, 코인을 하면 망한다. 재테크는 무조건 전문가한테 맡겨야한다"는 신념 때문에 투자를 해볼 기회가 없었어.
작년 초에 가족의 모든 금융자산을 소위 "전문가"에게 맡겼다가 반토막 이상의 어마어마한 손실을 봤다는 걸 우연히 알게 되었고, 난 내가 증여 받은 몫 3.5억원을 청산시키고 23년 초에 투자를 시작했어.
[투자 공부]
투자에 대한 원칙은 대검찰청 형의 글이 자세하게 설명해서 현시점에서 내가 길게 쓰기는 귀찮고, 아래에 대검찰청 형이 쓴 글의 링크로 대신할게. 내년에 시간 여유가 생기면, 거기에 추가해서 더 써볼까도 생각 중이야.
투자 공부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본인이 스스로 공부해서, 본인이 사유하고 각종 전문가 / 유튜버의 주장들의 논리성에 대해서 판단해서 완전히 이해되었을 때 투자한다"야.
투자의 결과는 결국 본인 책임이고, 손실에 대해서 아무도 책임져주지 않아. 남한테 의지하려고 하지말고 반드시 본인이 충분한 공부를 하고 이해를 해야 돼.
남이 아무리 좋은 픽을 해줘도 본인이 공부가 안되면 변동성을 이기지 못하고 잠깐 조정 왔을 때 손절 해버리거나, 5%만 올라도 개이득 외치면서 매도하지만 그 이후에 2-3배를 더 가는 걸 쳐다만 보게 되어있어.
내 경우엔 처음부터 끝까지 유튜브와 뉴스 기사, 칼럼으로만 공부했고, 주중 / 주말에 업무 시간 외 모든 가용 시간을 투자 공부에 할애했어.
요즘 유튜브에는 각종 전문가들을 섭외하거나 다양한 인사이트들을 알려주고, 월가의 투자 대가들과의 인터뷰 등 인사이트 넘치는 영상들이 너무너무 많아.
물론 어떤 전문가가 인사이트 있는지 (ex. 배터리 아저씨와 같은 무논리 "전문가"), 내가 많은 인사이트를 갖고 있다고 생각하는 유튜버 (ex. 이효석, 테이버)의 여러 주장 중 내가 동의하는 내용은 무엇이고 동의하지 못하는 내용은 무엇인지 판별하는 힘은 개인이 길러서 알아서 걸러들어야 해.
어떤 주장을 들어도, 그걸 각종 데이터를 본인이 찾아서 검증을 수차례 반복하고, 해당 주장에서 간과한 리스크가 없을지를 끝없이 고민, 사유해서 본인이 결론을 내려야해.
이건 3개월만 정말 빡세게 공부하며 수많은 유튜버, 경제 채널들의 영상을 들으며 판단하는 연습을 하면 어느정도 기를 수 있었어. 추가적으로, 단순 경제 / 투자 유튜버 말고도 공학채널도 다수 시청하고 이해하는 걸 추천해.
요즘 AI 트렌드에 따라 업사이드가 유망한 많은 회사들이 테크 회사이기 때문에 기술적인 이해도를 높이는 게 투자 결정을 내리는데 매우 크리티컬하다고 생각해.
나는 내가 직접 투자는 안하더라도 주식 / 암호화폐 투자에 참고하기 위해 채권 / 금리, 환율, 부동산, 금 / 원자재 등 다양한 상품군에 대해서도 깊게 공부해보고 지금도 여러가지 투자 아이디어를 생각해보고 있어.
추가적으로, 투자 / 경제 지식도 중요하지만 동시에 정치 / 철학 / 인문학 등 다양한 생각을 접해보고 자본주의의 본질, 인간의 욕구에 대해서도 심도있게 사유해보는 것도 추천해보고 싶어.
예를 들어, 왜 부자들이 금과 비트코인을 좋아하는지? 양극화와 함께 전세계 곳곳에 전체주의 성향의 정부들이 들어서면서 부자들을 압박하면서 자신의 자산을 보호하고 싶지 않을까?
왜 비트코인이 미국 공화당원들과 트럼프의 가치관에 쏙 부합할까? 이런 걸 계속 고민하다 보면 큰 그림에서의 사회 현상에 대한 이해가 강화되고, 이걸 바탕으로 투자할 때 좀 더 확신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해. 이건 지극히 내 개인적인 생각이라 동의하지 않으면 무시해도 괜찮아 ㅋㅋ
[투자 예시]
댓글에 유튜브 뭘 봐야하는지도 모르겠고, 전문가들의 주장을 어떻게 거르고 판단해야하는지 모르겠다는 글이 많아서 내가 지난 2년간 크게 벌었던 몇가지 종목의 투자 논리를 예시로 들어서 설명해줄게. 난 개인적으로 리스크 배제를 위해 하방이 닫혀있고 상방이 열려있는 자산에 투자하는 걸 좋아하고, 투기성 투자는 선호하지 않아.
- SK하이닉스: 삼프로 TV 에서 어느 전문가의 “반도체는 사이클 산업인데, 메모리 제조사들은 PBR 1.x배가 사이클 상단이고 0.x 배가 사이클 하단이라, 지금이 하단 근처니까 매수하기 매력적인 구간이다” 라는 주장을 들었어.
이를 검증하기 위해 내가 과거 차트를 전부 끌어와서 검증해보니까 맞는 말이야. 하지만 난 이게 과연 하방이 단단히 막혀있는 걸까? 다른 리스크는 없는 걸까 확신을 원했고,
내가 읽은 각종 기사를 바탕으로 앞으로 4차 산업혁명, AI, 자율주행, IoT 등으로 인해 디램과 SSD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무조건 우상향 할 수 밖에 없다는 생각과,
이미 삼성전자-하이닉스-마이크론이 과점 중이고 기술적 진입장벽, 규모의 경제 등 신규 플레이어 위협도 부재하다고 생각해서 만에 하나 내가 물리더라도 중장기적 손실 리스크는 매우 적다고 결론 내렸어.
거기다가 SK 하이닉스 디램이 삼성전자 디램보다 성능, 수율도 더 좋다는 평이 많으니, 지금이 저점 부근이고 더 떨어져봤자 무조건 우상향 할 수 밖에 없으니 들어가자는 결론을 내림.
그 와중에 갑자기 오픈AI 의 Chat GPT 가 갑자기 빵 터지면서 엔비디아의 AI 가속기와 HBM 수요가 폭증하네? 엔비디아 제품에 들어가는 HBM은 전부 하이닉스가 공급한다는데 하이닉스가 HBM 기술력에서 압도적 우위가 있는 게 정말 맞아?
하이닉스가 HBM 공정에서 어떤 기술적 우위가 있는 건지 공학채널 다 뒤지면서 TSV 공정이 뭐고, 한미반도체의 장비가 어떻고 등 이틀을 내리 확인해보니 맞네.
그럼 불타기로 하이닉스 레버리지 들어가자, 이렇게 투자했고 내 초기 시드를 폭발적으로 불리는데 매우 큰 도움이 됐어.
(여기서도 난 경쟁상대가 될리 없다고 생각한 중국의 CXMT 메모리가 DDR4를 대량 덤핑하면서 메모리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는 리스크를 간과했지만, 다행히 그게 이슈가 되기 전에 빠져나왔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 투자에서는 어떠한 하이테크 산업도 중국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은 중국 업체의 신규 진입을 배제할 수 없다고 가정해서 투자하려고 해)
- 하나금융지주: 유튜브 채널에서 금융주가 우량한 배당주라는 말을 듣고 조금 리서치한 결과, 4대 금융지주는 작년 초 배당수익률이 5-7% 수준이었고 만년 저평가 우량주라 모니터링하면서 투자 기회를 노렸어.
뉴스를 보니 4대금융지주는 금감원이 배당 주지 말라고 하도 방해해서 번 돈의 20% 만 준다는데, 배당수익률이 7%에 달하는 건 하방경직성이 상당히 높다는 생각이 들었어.
거기다가 재무구조도 우량해. 워렌버핏이 인플레이션이 악화되는 와중에이익이 인플레이션과 사실상 pegging 된 신용카드 주식을 사서 포트폴리오를 보호했다는 걸 어느 유튜브에서 들었는데,
은행도 사실상 이익 구조가 대출금 x 순이자 마진으로 구성되고 대출 원금은 경제 성장 + 인플레이션에 비례해서 움직이는 경향이 있으니 인플레이션 문제가 얼마나 심해지든 순이익이 유지 또는 증가할 수 밖에 없어서 배당금이 현 수준 이상을 유지한다는 확신이 있었어.
그런데 은행주는 만년 저평가라 주가가 계속 억눌려있어 6-7% 배당수익률이 얼마나 오래 유지될지 몰라서, 여기서 더 떨어지면 들어가겠다고 생각하고 모니터링함. (부동산이 폭락해서 대출원금 회수가 안될 리스크는 약간 있다고 생각했지만, 재무구조가 우량하고 국가에서 부동산 폭락을 좌시 안할 거라고 생각했어)
금융지주 중 K B, 신 한은 리 딩 뱅크 프리미엄 + 외국인 수급을 이미 받아서 배당률이 5% 수준이었고, 우 리는 거 버넌스 문제로 잡 음이 있어서 하나금융만 집중적으로 모니터링했어.
정부가 작년부터 은행들 이자장사 너무 많이 한다고 발언하며 하나금융 배당수익률이 9%를 넘을만큼 주가가 떨어졌어.
버는 돈의 20%만 주는데도 이런 우량주 배당수익률이 9%이라고? 주담대 이자가 연 9%인데 이건 만에 하나 장기간 물려도 배당금으로 대출이자 내면서 버틸 수 있다고 생각하고 레 버리지를 썼어.
정부 / 금감원이 은행 / 통신사 언급하는 건 하루 이틀 일도 아니고 일부 서민 지원 자금 명목으로 소소하게 몇조 가져가겠지만 횡 재 세를 도입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고,
이러한 개입으로 인해 주가 떨어진 후 길어도 2달이면 회복하는 패턴이 있었으니 물릴 걱정은 별로 없었어. 사실 여기에 인터넷 은행 + 지방은행의 경쟁 위협 리스크, AI 도입 및 점포 축소로 인한 비용 절감 및 이익 증가, 한국에서도 글로벌 스탠다드 열풍으로 인한 주주환원 증가 가능성 등 생각한 게 많았는데 자꾸 짤려서 여기까지 쓸게.
비트코인 투자 case 는 내년에 엑싯하고 쓸게. 사실 뭐든 현금화를 다 할 때까지는 내 돈이 아니지.
태클 거는 댓글들이 많은데, 현재까지 주식수익률이 암호화폐 수익률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이고 비트코인 현물 ETF 출시 직전부터 본격적으로 암호화폐 투자를 시작했어.
현물 ETF + 반감기 + 트럼프 당선 + 공화당의 상하원 다수당 장악 + 금리 인하로 인한 유동성 증가 + 블랙록의 적극적인 비트코인 홍보 등 호재가 너무 많아 예상수익률이 압도적으로 높은데, 코인으로 한바탕 해먹었니
댓글이 많네 ㅋㅋ 난 잡알트는 절대 안하고, 비트코인 위주로만 투자했을뿐더러 메이저 알트에 투자할 때도 논거가 명확하기만 하면 상관없다고 생각함.
이더리움, 솔라나가 사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으면 암호화폐에 대해서 좀 더 공부해보는 걸 추천함. 블랙록과 각종 금융사들이 이들의 Layer 1 코인을 기반으로 지금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지...
그리고 난 불법/편법적인 투자만 아니면 돈에 옳은 돈, 더러운 돈은 없다고 생각하고, 단순히 남이 코인으로 소위 말하는 "돈복사" 한 게 기분 나쁠 순 있지만 나도 수십억을 투자하고 하루에 수억이 움직이는 걸 보면서 수익실현 안하고 참는 건 확실한 투자 논거가 있기 때문이라는 걸 참고해줬으면 해
[투자하며 느낀 점]
(1) 대부분 사람들은 부자가 되고 싶다고 말은 하지만, 정말로 부자가 되고 싶어하는 사람은 매우 드물다.
적극적으로 투자하려고 하지도 않고, 좋은 투자처를 알려줘도 해당 투자 pitch 에 대한 검토 / 생각을 하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고 투자 자체도 잘 안하는 경우가 많더라.
작년부터 여러 지인들에게 하방이 막혀있고 상방이 뚫린 투자처 여러 곳을 말해봤자 노는 여윳돈이 있어도 투자를 하는 경우는 10% 미만에 불과했어.
(2) 많은 사람들이 본인이 "금융 전문가" (월가 헤지펀드, 여의도 기관 등) 보다 더 많이 고찰하고 배우고 outperform 할 수 있다고 조금도 믿지 않고, 개인이 기관들을 절대 못이길 거라고 단정지어.
내가 투자 pitch 를 해도 돌아오는 많은 코멘트들은 너가 운이 좋았는데 다음엔 틀릴지 어떻게 아냐, 너가 전문가도 아닌데 전문가보다 더 잘하는 게 말이 되냐,
너가 월가 전문가보다 더 뛰어나냐 등의 반응이 느껴져서 이제는 투자 추천을 거의 안하게 됐어. 사실 내 투자 근거를 제대로 들어보려고 한 사람도 매우 드물어.
(3) 투자를 잘하려면 꼰대가 되지 말고, 열린 자세를 갖고 뭐든지 공부해보고 판단하자. 열린 마인드로 뭐든 다 들어보고, 내가 직접 써보고 연구해보고 깊게 생각해서 결정하자.
워렌버핏도 자신이 잘 이해하고 있고 좋아하는 인프라, 소비재 위주로 투자하면서 적지 않은 돈을 벌었지만, 아이폰 출시 후 애플이 급등할 때 자기가 IT는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애플 주식에 투자를 안해서 그 기회를 날렸어.
뒤늦게 공부해서 아이폰이 이제 사실상 필수소비재가 되었다고 판단해서 투자해서 그 이후로도 5배 가까운 수익률을 올린 건 높게 평가함.
하지만 지금도 비트코인은 폰지사기와 유사하다고 배제하고 있는데, 이렇게 단언하는 태도는 투자 수익률 제고에 있어 매우 해롭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해.
주변에도 비트코인으로 돈을 많이 번 사람들을 봐도 배아파하지 말고, 단순히 내가 이해를 못하고 있다고 비트코인이 사기라는 등 투자를 배제하지 말자. PER 100 배를 간 에코프로비엠이 더 간다는 배터리 아저씨의 주장조차 난 처음 한두번은 들어보고 생각해봤어.
나도 투자는 2년 전까지 평생 한번도 안해봤고, 학부에서 경제학을 전공했다는 것 외에는 전혀 특별할 것 없는 일반인이야.
지난 2년간 장도 좋았고 여러 투자 기회가 많이 와서 폭발적인 수익률 달성이 가능한 것도 맞지만, 누구나 공부를 정말 열심히 하면 어떠한 기관들보다 큰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생각해.
요즘같이 정보와 전문가 인사이트가 실시간으로 유튜브, 뉴스, 논문 등으로 통해 개인들에게도 유통되고, 미국 주식 투자 플랫폼 / 레버리지 상품 등 투자 인프라가 좋았던 시절이 전례없는 만큼, 모든 개미들에게도 수많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해.
워렌버핏과 유명 헤지펀드 매니저들과의 내기 결과처럼 (S&P 500 연평균 수익률 7% vs 헤지펀드 수익률 2%), 헤지펀드들이 그렇게 대단한 존재는 아니야.
Citadel과 같은 미친 정보력과 기술력을 바탕으로 돌아가는 극소수 헤지펀드들을 제외하면, 개미들도 충분히 공부하고 사유하면 좋은 성과를 낼 수 있다고 믿길 바래.
워렌버핏, 스탠리 드러켄밀러, 빌 애크먼 등 각종 헤지펀드 대가들의 인터뷰를 보면 '아 얘네들이 인사이트 있고 신중하며 매우 똑똑한 사람들은 맞지만, 범접할 수 없는 천재는 절대 아니구나' 를 느낄 수 있어.
PS: 난 FIRE 하려면 최소 50억은 필요하다고 생각해서, 적은 시드를 보완하기 위해 레버리지를 종종 사용했고, 이게 위험한 투자 방법이라고는 이해해.
나도 내년에 엑싯만 하면 레버리지는 안쓰고 현물으로만 투자하려고 하고 있어 ㅋㅋ 투자 성공률 95% 이상의 절호의 기회가 왔을 때 레버리지로 풀스윙하는 게 내가 하루라도 빨리 은퇴할 수 있는 길이라고 생각했고,
목표 달성 후에는 포트폴리오를 안정적으로 분산시키면서 투자를 하겠지.
미국 빅테크 + 비트코인 / 금만 해도 상관관계가 매우 낮지만 계속 우상향 하는 자산이고, 모든 투자는 내가 아무리 하방을 철저히 막는다고 생각해도 확률 게임이라 늘 실패할 가능성이 있지.
내가 운이 좋았다는 건 당연히 인정하고, 레버리지 없이 현물로 분산투자 하더라도 투자 논거를 어떻게 세우는지 참고 해주길 바래! 다들 성투하길~
출처: 블라인드 주식게시판